탈북자 숫자가 급감한 진짜 이유
[서영석 칼럼] 통일부는 책임전가 말라!
탈북자 숫자가 급감하는 진짜 이유
- 최종편집 2012.11.01 08: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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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숫자가 급감한 진짜 이유
통일부 발표대로 북중국경 강화 탓이 결코 아니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통일부의 발표로는 탈북자 수가 3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북한 인권 및 중국 내 탈북자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에 이처럼 탈북자가 줄어든 것이다.
통일부는 그 이유가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이 국제적 문제가 되면서 북-중 양측이 국경지역 단속 강화로 생긴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 내 탈북자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책임 전가라는 것이다. 북중국경 강화 탓이라고 한다면 기존에 탈북하여 현재 중국 내에 머물고 있는 수십 만 명의 탈북자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한다.
북-중 국경 강화현상은 이미 90년대부터 항상 강화되었지 줄어든 적은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탈북브로커 비용이 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최근 이 같은 한국행 탈북자의 격감 이유에 대해 탈북자들은 이명박 정권 이후 바뀐 탈북자 지원정책 축소 때문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보호탈북자’ 정책이다.
범죄경력이 있는 탈북자에게는 한국의 법규를 적용하여 주민증 이외에는 어떠한 지원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2년 전 탈북한 북한여성 최 모씨의 경우 생계를 위해 북한에서의 범죄 행위를 솔직하게 말했다가 비보호 탈북자가 되어 하나원에서 쫓겨났다.
북한에서 의대생이었던 그녀였지만 한국에서 의지할 곳, 가진 것 하나 없는 그녀가 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유흥가뿐이었다. 그것도 여자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남자라면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또다시 범죄행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북한 범죄자라서 지원해주지 않은 탓에 또 다시 남한 범죄의 유혹 속에 내모는 셈이다.
이처럼 북한을 탈북한 일부 사람들은 살아 남기 위해 크고 작은 범죄에 연루 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도 스스로 죄인 인 것을 알고 있다.
이 같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탈북자들은 지원을 안 해 준다는 한국의 비보호 탈북자 정책이 자신을 처벌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인 한국에서 지원 하나 없이 사회로 내모는 것 자체가 무서운 형벌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비보호 탈북자’ 정책은 현재 북한정권이 주민에게 탈북방지를 위해 홍보자료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의 지원제도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중국 내 탈북자들은 차라리 중국에서 머무는 편이 더 낫겠다 싶어 그곳에 머물거나 일부는 제3국을 택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까지 굳이 목숨을 걸고 와야 할만한 이유가 계속 줄어드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형평성의 원칙, 그리고 정착유도 지원정책을 내세워 기존에 지원되던 각종 지원과 혜택이 줄어들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3700만원이던 정착지원금이 현 정부 들어와서는 고작 몇 백만원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유는 일괄지원이 아니라 임대아파트 보증금, 취업지원금 등 정착 진행과 평가에 따라 분배 지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존 임대주택법이 개정되어 한국으로 온다 해도 자기 집을 받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취업률도 여전히 저조한 상태이다.
결국 탈북자들은 북-중 경비는 강화되고 한국의 지원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통일부의 탈북자 입국통계 발표대로 역대 최저치 숫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